
	제목 : “우리 부부 중매쟁이는 시어머님”

문화일보	2009-01-22 10:43:17, 조회:1,184, 추천:374

<가족이 힘이다-다문화 가정의 설맞이>
“우리 부부 중매쟁이는 시어머님”

베트남 신부 한윤미씨 가족

“내가 며느리를 먼저 알고 우리 아들에게 소개했으니 화목할 수밖에 없제.”

부산에서 가장 화목한 다문화가정을 꾸리는 한윤미(37·베트남명 레티민 한)씨는 시어머니 소개로 남편을 만나 오빠처럼 부르고 지내다 결혼한 특이한 경우다. 이 때문에 시어머니 박부순(64)씨는 한씨를 친딸 이상으로 끔찍이 아낀다.

한씨는 베트남에서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와 1998년 부산의 한 기계제조업체에서 일하면서 박씨를 같은 종업원으로 만났다. 박씨집에 자주 놀러왔고 남편 김윤식(41)씨와 연애 끝에 2000년 결혼했다. 박씨는 “베트남에서 온 처녀가 한국 여자보다 인사성도 바르고 너무 성실하고 참해 며느리로 삼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부부는 박씨와 예쁜 두딸 해진(8), 해림(5)양 등 다섯식구가 부산 도심인 부산진구 당감동 소형 아파트에서 알콩달콩 살고 있다. 안경을 쓴 해진이는 공부를 잘하고 해림이는 그림을 잘 그려 할머니를 기쁘게 하고 있다.

김씨부부와 박씨의 삶에는 산업개발시대 열심히 살아온 한국과 베트남 서민들의 힘든 역정이 그대로 녹아 있다. 박씨는 40세때 남편과 사별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김씨와 동생 등 두 형제를 키워왔다. 각종 공장에서 힘든 일을 하다 10여년 전에는 큰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지금도 새벽 일찍 부산의 대형 병원에 나가 청소부일을 하며 가계를 돕고 있다. 김씨는 부산신평공단의 염색업체에 다니며 매일 밤늦게 퇴근해 인터뷰 자체가 힘들 정도였다.

한씨는 베트남에서 가난한 집안의 9남매 중 8번째로 태어났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공부를 잘했지만 대학진학을 못하고 한국 산업연수생으로 지원해 열심해 일해왔다.

힘든 회사일을 마치고 저녁에 한국어를 독하게 배워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한다. 한씨는 부산 출입국관리사무소와 대학 등에서 아르바이트와 자원봉사로 베트남어 통역일을 하고 있다. 부산여성회관 다문화가정센터, 외국인 지원센터 등에서는 이주 여성들을 상대로 빠른 한국 정착을 돕기 위해 한국어 교육 등 자신의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한씨는 시어머니, 남편이 너무 잘해줘 진정한 한국인이 되기 위해 어려운 법적 절차를 거쳐 일찌감치 이름도 한국식으로 고쳤다. 한씨는 “부산여성문화회관 사회복지사들이 우리집을 방문해 우리 애들을 교육시키는 등 너무 도움을 줘 나도 한국에 뭔가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007~2008년 언론보도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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