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여기선…]대구 ‘달서 다문화가족 도서관’

경향뉴스	2009-04-20 13:26:13, 조회:1,106, 추천:371

ㆍ이주민들의 포근한 사랑방
ㆍ6개국 책·신문 갖춰하루 30~50명 찾아

“여기만 들르면 꼭 고향에 온 것 같아요. 고향 인근 사람들도 만나고, 또 베트남어로 된 책도 마음대로 볼 수 있고요.”

지난 18일 오후 대구 달서구 신당동 성서종합사회복지관 2층에 자리잡은 ‘달서 다문화 가족도서관’. 도서관에서 만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보티란안(32·대구 달서구 신당동)은 ‘달서 다문화 가족도서관’이 생긴 뒤로 “하루 하루가 즐겁다”고 말했다. 틈나는 대로 들러 베트남에서 건너온 책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대구시 달서구가 지난달 20일 문을 연 ‘달서 다문화 가족도서관’이 대구 지역 이주민들에게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결혼이나 일자리 등을 위해 이 지역에 정착한 이주민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고향 이야기를 나누며, 고향에서 건너온 책들을 보며 향수를 달래는 것이다. 또 육아와 자녀교육, 직장생활에서의 애환 등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대구 달서구 지역 이주민들이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달서 다문화가족도서관’에서 밝은 얼굴로 책을 보고 있다.

도서관에는 중국,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몽골 등 6개국의 단행본 도서 2500여권과 신문과 잡지 등이 갖춰져 있다. 이민여성 자녀들을 위한 별도의 온돌방도 꾸며 놓아 아이나 엄마 모두에게 유용하다.

도서관의 규모는 50여㎡에 불과하지만 늘 활기가 넘친다. 개관한 지 한 달이 되었지만 이미 입소문을 타고 이주민들이 속속 찾아들고 있다. 하루 평균 찾는 이는 30~50여명. 도서관을 찾은 중국 출신의 양림(33·주부)은 “이역만리 타향에서 중국어로 책을 볼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며 “도서관에 들어서면 마치 고향 품에 안긴 기분”이라고 말했다. 도서관 사서인 이수지씨(23·사회복지사)는 “국적과 피부색이 다른 방문객들이 서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며 “시사 잡지와 교양도서가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달서구는 다문화가족도서관에 사서 2명을 비롯해 통역, 업무보조원 등 5명을 파견해 이용자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이상현 달서구 평생학습과장은 “앞으로 인근 성서도서관과 연계해 다양한 교양문화프로그램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 | 박태우기자 tae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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