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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잇속만 챙기는 결혼브로커… 이주여성들 “한국에 속았다”
문화일보   2011-06-03 10:07:14, 조회:470, 추천:173
2부 한국 속의 이방인들 - ①불법 결혼중개업체의 횡포



  지난해 여름 국제결혼으로 입국한 지 7일 만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한국인 남편에게 구타를 당하고 흉기에 찔려 베트남 여성 탁티황응옥(20)씨가 사망했다. 베트남 현지에까지 충격을 몰고 온 이 사건의 중심에는 부도덕한 국제결혼중개업체가 있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베트남 여성의 사망으로 “국제결혼중개업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관계 규정도 강화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낸 지 1년. 불법 국제결혼 중개 실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5월27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 현지 여성 50여명을 상대로 3억원 상당의 국제결혼 사기를 벌인 국내 브로커 일당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임모(50)씨 등 관련 브로커 14명이 이혼한 한국인 남성 3명을 가짜 결혼상대로 위장해 중국에 입국시킨 다음, 중국 랴오닝(遼寧)성의 현지 여성들과 맞선을 보게 한 뒤 결혼이 성사됐다며 소개비, 비자발급비, 입국비 명목으로 50여명의 중국 여성으로부터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붙잡혔다. 지난해 경찰청이 결혼중개업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검거한 790명의 피의자 가운데 국내에 정식 허가를 받지 않고 사업을 벌인 무등록영업이 62.4%(414명)로 가장 많았다.

불법 국제결혼중개업체의 허위 과장광고나 허위 정보 제공 역시 여전했다. 한국인 남성에게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사실을 알리지 않고 우즈베키스탄 여성과 국제결혼을 중개한 결혼중개업체 대표, 2009년부터 고양시에서 국제결혼중개업체를 운영하면서 에이즈 감염 및 폐결핵 환자인 베트남 여성의 건강상태를 한국인 남성에게 알리지 않고 국제결혼을 중개한 업주 등, 지난해에만 국제결혼 허위 정보 및 과장 광고를 한 22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외국인 여성뿐만 아니라 국내 남성이 상대 외국여성의 건강상태 및 신상정보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불법 국제결혼중개업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1일 서울시에서 국제결혼중개업체 등록이 가장 많이 돼 있다는 종로구에서 만난 한 업체 대표는 “시·군·구에 사업자 등록을 한 전국의 1400여개 국제결혼중개업체들 가운데에서 등록 요건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종로구 한 오피스텔에 자리잡은 동남아시아 국제결혼전문 중개업소 A사가 내건 ‘가격’이 의심스러웠다. ‘신부들의 빼어난 미모’와 ‘저렴한 가격’을 간판으로 내세운 이 업체 대표 김모(44)씨는 “우리가 좀 싸다.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는 데 1000만원 정도 든다”고 말했다. 국제결혼중개업체별로 중개 금액이 천차만별인 것을 감안해도 1500만~2000만원 내외를 적정가격으로 본다. A사처럼 1000만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중개업을 할 경우, 상대방 여성에게 소개비나 항공비 명목으로 몇백만원의 추가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중국 국제결혼전문중개업소 B사는 결혼에 필요한 ‘서류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었다. B사는 국제결혼을 하려는 남성은 “혼인관계증명서와 건강진단서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개정된 ‘결혼중개업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국제결혼을 하고자 하는 사람으로부터 혼인관계증명서, 건강진단서 외에도 직업증명서류, 범죄경력증명서 등을 제출하고 결혼중개업체는 관련된 증빙서류를 상대방 언어로 번역해 제공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셈이다. 맞선 남녀의 의사소통을 위한 전문업체를 통한 통역, 번역서비스도 전무했다.

우즈베키스탄 여성과의 국제결혼을 전문으로 하는 C사 대표 박모(40)씨는 “국제결혼에서 현지 사무소 역할이 제일 중요한데 제대로 된 곳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방 여성들의 프로필을 꼼꼼히 확인하고 맞선을 조정하는 역할은 현지 사무소에서 하는데 현지에 사업자 등록은커녕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가건물을 빌려서 사무소를 낸다”며 “국제결혼중개법에 현지사무소 관리 규정을 넣지 않으면 불법 브로커나 결혼 사기 등이 줄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불법 국제결혼중개업체의 난립이 반한 감정을 양산해 고스란히 한국에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관계자는 “중개업체 말만 믿고 한국에 왔다가 서류나 현지에서 들었던 말과는 전혀 다른 상황과 마주한 이주여성들은 ‘한국에 속았다’는 느낌을 갖는다”며 “항의를 하려고 중개업체에 전화를 해도 이미 사무실이 없어져 업체나 브로커에게 연락이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의 송지은 사무관은 “불법중개업체는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정착과 사회적 통합을 방해하는 주범”이라면서 “여성부와 경찰의 단속에도 부동산이나 유학원 사무실 한편에서 결혼중개업을 하는 브로커들이나 인터넷 포털 카페에서 이뤄지는 국제결혼 알선은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정경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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