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저널
|
2011-08-02 09:27:34, 조회:567, 추천:202
|
![]() |
|
|
![]() |
문화저널21 이코노미컬쳐]
다문화가정, 남모를 그들의 고민과 외로움을 달래주고 싶습니다.
“우리 국적까지 확보한,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을 편견과 차별로 대한다면 그 후유증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다음 세대에 필연코 돌아 올 것이 분명합니다. 때문에 다문화는 국민운동 차원으로 승화, 발전시켜 이제는 단일민족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다문화, 글로벌화를 세계에 자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작년 기준 서울거주 다문화가정의 수가 4만 명을 훌쩍 넘었으며 이는 3년 전에 비해 약 15% 증가한 수치다. 다문화가정 자녀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07년 5,305명에서 2008년 7,500명, 2009년 1만2,664명, 2010년 1만3,789명 등 3년 새 160%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문화적인 차이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소통의 장애를 없애고 고국 음악과 소식을 하루 24시간 방송해 이들의 향수를 달래주고자 한국 최초 외국어 원어로 방송을 하는 신현웅 이사장(재단법인 웅진)이 문화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회의 그늘진 곳에 희망과 사랑을 심어주고자 2008년 설립된 웅진재단은 한국사회의 새로운 소외계층으로 대두되고 있는 결혼이민자, 이주노동자 등 다문화가족들이 겪는 사회적 적응과 정착의 어려움을 자조, 자립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다문화가족을 위한 직업훈련, 취업연계 프로그램, 육아, 교육 프로그램, 다문화가족을 위한 언어, 문화, 보건복지 프로그램, 이중언어판 동화집 출판프로그램, 수학, 과학, 예술분야의 영재를 발굴 육성하는 장학사업 등 다문화가족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바람직한 가족공동체 문화 형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또한 웅진재단은 낯선 나라에서 외로워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다문화가족을 위해 2008년부터 음악방송을 진행해오고 있다. 방송언어로는 중국어, 베트남어, 필리핀어(영어), 태국어, 아랍어, 러시아어, 몽골어, 일본어 등이 있으며 해당언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구사하는 원어민 DJ가 직접 진행한다. 모국어로 모국의 음악과 소식을 들려주며 한국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한다.
“30여 년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문화공보관으로 3년간 근무할 당시 고국의 노래 한 곡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됐는지 모른다. 이것이 문화의 힘”이라고 말하는 웅진재단 신현웅 이사장은 “낮선 외국 땅에서 살면서 겪는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기 위해 우리가 해줄 것이 없을까를 생각하다 ‘다문화가족 음악방송’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생활지원 등의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먼저 음악방송을 통한 문화적 접근을 시도한 것. 웅진재단의 음악방송은 신 이사장이 젊은 시절 여러 차례 해외근무를 하며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나 낯선 사람들과 살아 갈 때 힘든 점 등 몸소 체험한 것이 착상 배경이 됐다. “그들이 떠나면서 잃어버린 그 무엇인가를 찾아 보충해 준다면 활력소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묻는 그는 40여 년을 문화계에서 활동해 온 사람으로 문화의 중요성을 누구 못지않게 인식하고 있다.
방송의 음악과 교양프로그램은 그들 나라의 음악, 시, 수필 등을 다루며 가족의 문화정체성과 자긍심을 높이는 동시에 한국의 언어와 전통문화, 예절도 배울 수 있도록 편성됐다. 생활 정보 프로그램은 임신, 출산, 육아, 보건, 의료, 자녀교육, 응급안내, 가정, 법률상담, 취업정보 등 한국 생활의 적응과 자조, 자립 의지를 키우는데 도움이 되도록 구성돼 있다. 신 이사장은 “언어의 문제로 소통이 쉽지 않아 답답한 경우나 위기의 상황에서 자기 대처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또한 문화적 갈등은 그 못지않게 고통스러울 것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바로 문화적 행위를 통해 정체성을 유지 발전 시켜나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 정체성을 버리고 한국화가 되는 것보다 오히려 그들 생활 속에서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돕자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절대 필요한 삶의 문화를 위해 가능한 자연스런 상태로 회복시켜 주자는 게 웅진재단의 목표다.
그는 “우리사회가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인식이 멀다는 것을 느낀다. 만약 다문화, 글로벌화에 지체된다면 그만큼 우리사회 발전 속도도 늦추어질 것으로 본다. 때문에 우리 방송이 외국 이주민들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높이고 열린 마음으로 함께 살아가는 적극적인 의지로 바뀔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방송이 세계화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주민들이 그들 자신의 모국어를 활용해 세계무대에 나간다면 한국의 미래 자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것이다. 그들이 더 이상 우리와 동떨어져 사는 남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생각들을 가져주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특히 사회복지나 사회문제 입장에서 어린 시절의 상처는 사회 갈등 유발의 원인이 되며 평생 적개심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는 “지금 당장의 문제도 있지만 다문화가 사회 갈등을 미리 치유하고 상처를 봉합해주는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랑과 화해, 통합을 지향해 갈 때 우리 사회의 건강성이 담보될 수 있다”며 “우리 국적까지 확보한,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을 편견과 차별로 대한다면 그 후유증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다음 세대에 필연코 돌아 올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다문화는 국민운동 차원으로 승화, 발전시켜 이제는 단일민족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다문화, 글로벌화를 세계에 자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영경기자 lyk@mhj21.com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