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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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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7 09:57:19, 조회:368, 추천: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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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방송 = 유현숙, 김정환, 박상욱, 이재호 기자]
<오프닝>
가정의 달 5월, 청취자 여러분은 자녀와 함께, 부모님과 함께 화목한 시간 보내고 계십니까?
시대 변화에 따라 가정의 모습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돌아봐야 할 가정의 모습, 바로 다문화 가정입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살고 있는 외국인만 130만 명에 육박하고, 결혼이민자와 이민 2세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문화가 다른 낯선 땅에 와서 적응하는 것만도 쉽지 않은데, 각종 가정문제와 2세 교육 문제, 극복해야 할 편견까지...이들에겐 한국생활이 여전히 어렵기만 합니다.
오늘은 가정의 달을 맞아 다문화가정이 가진 문제점과 대안을 알아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잠시 뒤에 뵙겠습니다.
<브릿지>
[앵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뉴스초점 고영권입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다른 나라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일이 됐습니다.
조선족들의 취업이주, 농촌총각의 국제결혼 등으로 다문화 가정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다문화 가정들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도 같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실태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이재호 기자?
[기자] 네. 이재호입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이제 과거 단일민족이라는 개념을 무색해 질 정도로 국제결혼이 성행하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1980년대부터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나고 국제결혼이 성행하면서 다문화사회로 접어들고 있는데요.
아직 우리사회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그리 높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실제로 베트남과 중국 등 이주여성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새 삶을 찾아 고향과 가족을 등지고 한국에 온 결혼 이주여성들은 주로 문화적 차이와 언어로 인해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결혼한 지 6개월 정도 된 베트남 출신 25살 T씨는 현재 수원시 영통구에서 남편과 시부모를 모시고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T씨는 또 자신보다 4살 어린 친 자매와 비슷한 시기에 같이 한국에서 결혼을 했는데요. 동생은 현재 진주에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동생을 만날 수 없다고 말했는데요. 시부모와 남편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T씨의 말입니다.
(인터뷰) "지금 제 동생 많이 보고 싶어요. 베트남 딸이 많이 아파요. 많이 힘들어..."
[앵커] 안타깝지 않을 수 없는데요. 이러한 이주여성들이 문화와 생활방식 차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던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T씨 외에도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털어 놓는 여성들은 많이 있었는데요.
수원시 세류동에 사는 베트남 출신 M씨의 경우 한국에 온 직후 아침밥을 짓지 않았다가 시부모님에게 아침도 챙겨주지 않는다며 혼이 났습니다.
하지만 M씨는 베트남에서는 집에서 밥을 먹지 않는 때가 많고 기후가 후텁지근한 동남아에서는 좁은 집 안에서 불을 켜고 조리하는 것이 쉽지 않아 아침은 밖에서 해결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문화를 시어머니에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어 답답해했는데요.
이렇다 보니 고부갈등이 생기게 되고 더 나아가 가정문제로 확대돼 가정폭력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틀림'이 아닌 '다름'때문에 받는 고통일 텐데요...이주여성들이 고민을 털어 놓을 친구나 주위 사람들은 있습니까?
[기자] 네. 안타깝게도 박대를 당하는 많은 수의 이주여성들은 하소연할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보통 이주여성들이 가장 많이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은 모국 출신 이민자나 모국에 있는 친구인데요.
모국에 전화를 걸어 고민 상담을 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것 자체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상당수의 이주여성들은 남편과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시부모와 남편이 외출 자체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주위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했습니다.
여건이 좀 나은 여성들도 인근에 이주민센터 등 복지센터에서 한국말을 배우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그것도 제한된 시간 안에 집에 들어오지 않으면 이마저도 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베트남 여성의 말입니다.
(인터뷰) "시어머니는 밖에 나가지 못하게해요. 항상 속상해요. 밖에 나가면 다른 남자 만난다고 해서..."
[기자]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는데요. 한국인 남편 사이에서 낳은 자녀문제로 고민하는 여성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인 남성의 경우 돈을 벌기 위해 직장을 다니다보니 자연스럽게 양육은 이주여성들이 하게 되는데요.
아이들을 하루 종일 보고 있으니 밖에 나갈 시간은 더더욱 없고 집안에서만 생활하다보니 우울증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없어 속만 태우는 여성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더욱이 자녀가 언어를 배울 때쯤이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는데요. 엄마가 한국말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 유경미 팀장입니다.
(인터뷰) "아빠들중에 생활능력이 없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아빠가 교육수준이 좀 떨어지는 부분도 있어서 자녀양육을 잘 못하시고 엄마는 언어가 잘 안되니까 기초적인 한글도 알려주기 어려운 상태고..."
[앵커] 네. 이런 문화적 차이, 생활방식의 차이로 생기는 갈등을 없애기 위해서는 남편과 아내뿐만 아니라 이주여성을 맞는 시댁 식구들이 신부문화에 대해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가장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어려움을 겪는 가정도 있지만 서로간의 문화를 존중해주면서 같이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가정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많은 수의 국제결혼 중 소개소를 통한 결혼도 있지만 외국 현지에서 만나 연애를 해오다 결혼을 한 가정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수원시 권선구에 사는 중국인 31살 K씨를 만나봤습니다.
K씨는 결혼하지 1년도 채 안된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었는데요. 남편과 중국에서 만나 연애로 결혼까지 하게 됐습니다.
K씨는 남편과 단 둘이 살고 있었는데요. 남편이 중국말을 공부해 서로 한국말과 중국말을 섞어 쓰는 등 서로의 문화를 존중해주고 있었습니다.
K씨의 말입니다.
(인터뷰)＂처음 오면 한국말 잘 몰라요. 남편은 중국말 잘해요. 중국말써요."
[기자] 하지만 K씨 역시 주변 시선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고 있었는데요.
옷을 사러가거나 시장을 갈 때마다 부딪히는 언어의 장벽이 자신을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우리 사회에 불편함을 나타냈습니다.
(인터뷰) "밖에 나가서 나 이런 옷사고 싶은데 외국사람인줄 아니까 표시내기 싫어요."
[앵커] 네. 지역 사회에서 다문화 가정 모두가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깊은 애정과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결혼이민자 가정의 자녀들 또한 문화 차이는 물론 교육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 소식은 유현숙 기자와 알아봅니다. 유기자!
[기자] 네.
[앵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해 일부 학교에서 특별반까지 편성했다고 들었습니다. 일정 정도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을 하는 데 도움을 줄 듯 한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외국인 노동자들이 가장 많은 곳은 국경없는 마을로 유명한 안산 원곡동일텐데요.
이곳에 있는 안산 원곡초등학교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특별학급을 운영 중이었습니다.
특히,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크게 늘면서 지난 4월에는 한 개 학급을 추가해 2개 학급을 운영 중이었습니다.
한 학급에 15명 정도씩인데요.
언어 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모아 한국어 교육을 중심으로 교육하고 있었습니다.
안산 원곡초등학교 다문화자녀 특별학급인 온누리반 송영복 교사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다문화학생의 수가 굉장히 많습니다. 무려 150명 가량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런 학생들이 일반 교실에서 수업하는데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중에 개별지도가 필요한 학생들은 특별학급으로 데려와서 한국어 교육을 단계별로 집중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나마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위한 지원책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군요.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네.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온누리반에서 만난 3학년 한치 양은 중국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요.
한 치양은 최근까지 중국 조선학교에서 언어 공부만 하다 이곳에 와 한국어 공부는 물론 수학 등 다양한 공부를 하게 돼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인터뷰)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해야 훌륭한 사람이 되는지 도적시간에 배우고, 과학시간에 실험도 하고 재밌어요."
중국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 태어난 2학년 정석봉 군은 요즘 수학 시간이 가장 재미있습니다.
그동안 시계를 볼 줄 몰랐는데, 요즘 시간을 볼 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엄마,아빠 오늘 시간보는거 배웠어요. 앞으로 시간을 잘 지킬께요."
[앵커] 학생들이 나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는 듯 한데요. 하지만, 이주 여성들에게 나타났던 의사소통의 어려움. 아이들도 마찬가지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서 소개한 두 학생의 경우 그나마 우리말을 잘 하는 친구들이었는데요.
하지만, 이 학생들 역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해 한국인 친구들과 사이가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3학년 한 치양입니다.
(인터뷰) "말 안 통할때 있어요. 전 그 뜻이 전혀 아닌데요. 애들이 제 말이 알아듣지 못하는 것처럼..."
[앵커] 다문화 가정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학생지도도 만만치 않을 듯 한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안산 원곡초등학교는 현재 16개 학급 450여명의 학생들이 재학중인 작은 학교인데요.
이 중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140여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즉, 다문화 특별반 학생 30명 외에도 일반 학급에도 10여 명씩 다문화 학생들이 섞여 있는 건데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큰 학생들은 다문화 특별반으로 보낸다 해도 학급에 3분의 1에서 절반가량이 다문화 학생들이다 보니 수업 진행이 매끄러울 리 없습니다.
실제로 이 학교 1학년 1반의 경우 전체 학생 33명 중 절반이 넘는 18명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었는데요.
거기다 1명의 장애학생까지 포함돼 있어 야외 수업 한 번 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안산 원곡초등학교 1학년 1반 이희영 교사입니다.
(인터뷰) "저희반에 한명은 제가 항상 손을 붙잡고 다녀야해요. 그런데 어느 순간에 손이 빠져서 저쪽가있고 그래요. 다른 애들도 사실 손이 가야하는데..."
[앵커] 절반이 넘는 학생이 다문화 가정 자녀인데다, 1명의 장애학생까지. 사실상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할 것 같은데.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렸듯이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다보니 경기도교육청에서도 원곡초등학교에 다문화 특별반 1개 학급을 올해 늘리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1학년 1반의 경우에서 보듯 안산 원곡초등학교는 다문화 특별반만이 아니라 전체 학급이 사실상 다문화 특별반처럼 운영돼야 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따라서, 원곡초등학교의 경우 사실상 학급당 인원을 획기적으로 줄여 학생들의 지도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 노동자 밀집지역에 위치한 원곡초등학교의 특성상 이곳에선 사실상 방과 후 가정에서의 교육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이희영 교사입니다.
(인터뷰) "인원수가 지금의 절반정도만 되면 손이 더 많이 갈 수 있고 엄마들도 하나하나 상담해 줄 수 있어요. 그리고 아이들의 학습도 거의 1:1이 가능해요."
[앵커] 다문화 가정은 계속 늘고 있고, 이제 안산 원곡초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 학교에서도 다문화 가정 자녀들과 함께 우리 아이들이 교육하고 있는데요.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까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안산 원곡초등학교의 경우, 다문화 가정 자녀의 급속 확산을 가장 실감할 수 있는 곳이고요.
이 곳 외에도 이제 일반 학급에서도 1-2명의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곡초등학교의 예에서 보듯 외부에서 보면 다문화 특별반이 2개 학급이나 되고 어느 정도 지원이 잘 이뤄지는 듯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학급의 경우도 다른 학교의 상황에서 보면 다문화 특별반의 상황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다문화 정책 지원은 뒤쳐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원곡초등학교의 경우 일반 학급도 다문화 특별반 수준으로 교사 1인당 학생 수 조정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안산 원곡초등학교를 다문화 가정 자녀들과 내국인 자녀들이 조화를 이루는 특화학교로 만드는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를 통해 향후 다른 지역 학교들에서도 다문화 가정 자녀가 늘어 특별반 운영 등이 필요할 때 원곡초등학교의 교수학습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네. 미래에 한국사회 주역으로 자리 잡을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세심한 교육정책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한편 다문화사회로 가다보니, 성장통처럼 각종 사회문제도 터져 나오고 있는데요. 이 내용은 박상욱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기자![기자] 네. 박상욱입니다.
[앵커] 이제 다문화 가정이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족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네. 국내 거주 외국인은 126만 명 정도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시도 중에서 외국인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역시 경기도인데요. 33만7천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시도별로 보면 안산시가 4만3천여명으로 서울 영등포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수원시에도 3만 천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다문화 사회의 출발점은 역시 국제결혼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우리나라 혼인 건수 중 외국인과의 혼인은 지난 2004년 이후 줄곧 10% 넘게 차지할 정도로 보편화됐습니다.
국내 혼인 건수 10건 중 1건인 셈인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과 외국인과의 혼인 건수는 3만4235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935건, 2.8%가 증가했습니다.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의 결혼은 2004년부터 2만5000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이처럼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결혼 여성 이민자와 2세들의 문제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화두가 될 수밖에 없겠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국내 결혼 이주여성들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정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언어와 문화 차이, 그리고 잘못된 편견과 우월적인 위치를 악용해 급기야 가정폭력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주여성긴급지원 수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의 전체 상담건수 4천6백여 건 가운데 가정폭력으로 상담한 경우는 310건입니다.
더욱이, 남편이 아닌 다른 가족들에게 폭언을 듣거나 심지어 폭행을 당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 유경미 팀장입니다.
(인터뷰) "잘 해주는 분도 있지만 직장이 있음에도 부인을 믿지 않아서 하루에 왔다갔다하는 차비정도만 주는 남편도 굉장히 많아요."
센터 관계자는 수치심에 상담을 실제로는 더 많은 이주여성들이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의사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으니 가정폭력을 당해도 제대로 하소연하지 못하고... 그 피해는 수치보다 훨씬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주여성과 결혼한 일부 한국 남성들은 오히려 배우자가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길 바라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해 국적 취득을 내세워 부부관계에서 우월적인 위치를 갖겠다는 겁니다.
결혼이민자의 경우 국적 취득을 하려면 한국에 2년 이상 거주해야 하고 반드시 배우자의 주민등록증 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배우자와 함께 직접 방문해야 신청이 가능한데, 이 같은 국적 취득 절차가 이주 여성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관계잡니다.
(인터뷰) "남편이나 가족들이 생각할때는 이 부인이 한국에 결혼이라기 보다는 한국 국적을 취득해서 안정적으로 일을 하기위해서 왔다고 생각을 하고 그러다보니까 자꾸 사람을 의심하게 되고..."
[앵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문화 가정의 이혼율도 늘어나고 있지요?
[기자] 네. 수원지방법원의 외국인 이혼소송 추이를 한 번 살펴봤는데요.
지난해 1월에서 4월 사이 재판을 통해 이혼하겠다며 접수한 건은 111건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은 133건으로 1년새 20% 정도가 늘어난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국내 전체로 보면 이혼소송 가운데 결혼이주여성 등 외국인이 당사자인 사건이 전체 가사소송의 40%에 이릅니다.
국내체류 외국인이 126만명,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은 크지 않은 점에 비춰보면 이 이혼소송 비율은 굉장히 높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앵커] 왜 이런 안타까운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많은 전문가들이 현재 매매혼방식의 국제결혼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 가정을 꾸려나가기 위한 출발점으로 볼 수 있는 혼인단계, 첫 단추를 잘 못 꿰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요.
국내 대다수의 국제결혼업체들은 여성의 인권을 무시한 매매혼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우선 인터뷰를 통해 여성의 국적이나 외모 선택에 대해 설명을 듣고 국적이 정해지면 남성은 적게는 20명에서 많게는 200명에 이르는 여성의 프로필을 받습니다.
이 가운데 10명에서 20명 정도의 여성을 선택해 현지로 간 다음 최종 한 여성을 신부로 데려오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단 시간에 결혼은 성사되고 결혼 후 한국 남편들은 내가 사온 사람이니까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식의 생각을 갖는다는 겁니다.
이 같은 근거 없는 우월적인 태도로 일방적인 폭력과 폭언을 하며 모든 책임을 여성들에게 돌린다는 겁니다.
[앵커] 상대방을 잘 알지 못한 채 배우자를 물건 고르듯 결혼이 이뤄지다 보니 부작용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관계당국의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이같은 인권침해 등의 문제를 줄이기 위해 국제결혼중개업은 지난 2008년 6월부터 자유업에서 등록제로 변경됐습니다.
경기도에만 2백여 곳이 넘습니다.
경찰과 지자체가 수시로 점검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만, 처벌수위가 낮아 불법 행위는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경찰은 불법 국제결혼 중개업체에 대한 일제단속을 벌여 35개 업체, 중개업자 65명 등 110여 명을 검거했습니다.
여전히 법망을 피해 장삿속으로만 접근하는 알선업체와 브로커가 난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적 취득이 인권 침해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도 마련됐는데요. 지난 해 10월부터 국제결혼 전 한국 남편들은 교육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합니다.
출입국사무소 관계잡니다.
(인터뷰) "국제결혼안내프로그램이라는 명칭이고 3시간정도 교육을 합니다. 현재 국가의 제도 문화에 대한 교육을 하고 실제로 결혼해서 성공적으로 사는 사례라던가 실패한 사례 중심으로 교육을 하고..."
하지만 정해진 교육 시간만 채우면 되는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편, 경기도는 17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다문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결혼준비 단계서부터 형성, 자녀교육까지 결혼 이주여성들에 대한 각종 지원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도 수많은 다문화가정이 이러한 제도적 지원 혜택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네. 얘기를 나누다 보니, 다문화가정을 둘러싼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닌데요. 이 문제에 오래 매달려온 전문가들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가장 먼저 무엇을 꼽고 있습니까?
[기자] 네. 많은 법적, 제도적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건 앞에서 말씀 드렸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급한 건 다문화가정을 아직도 불편하게 바라보는 내국인들의 시선일 겁니다.
오랫동안 '단일민족' 사상으로 살아온 우리에게는 아직도 피부색과 언어, 문화가 다른 이들이 우리 주변 학교에, 직장에 섞여 있는 걸 자연스럽지 않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는 건데요.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박천응 목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우리가 돌봐줘야 할 사람 그리고 교육을 시켜줘야 할 사람, 한국 사람보다 한 단계 밑에 있는 사람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얼마든지 이분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도 있고 특성이 있는데 차별을 느끼고..."
[앵커] 네. 박상욱 기자, 수고했습니다.
<클로징>
요즘 '다름'과 '틀림'에 대해 제대로 알자는 말을 많이들 합니다.
'다른' 것은 '틀린', 즉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건데요.
국내의 외국인들이 겪고 있는 척박한 현실을, 해외에서 우리 국민들이 똑같이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가 어떤 시선과 태도를 가져야 할지는 더욱 분명해 집니다.
피부색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다고 해도 분명히 우리 사회공동체 내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이웃이고, 오히려 우리가 더 따뜻하게 보듬어야 할 친구라는 사실. 가정의 달을 맞아 한번쯤 되새겨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뉴스초점 고영권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수도권의 살아있는 뉴스 경기방송 뉴스 FM99.9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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